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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변의 결혼 소식을 알리는 청첩장을 많이 받습니다. 사랑의 결실을 맺는 '결혼'. 결혼에 골인 하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연인들이 헤어졌다가 다시 사랑을 하고 또 헤어지고 할까요. '결혼'을 한다는 게 참 쉽지 않다는 걸 많이 느끼는데요. '결혼'에 대해 너무 심각하지도 그렇다고 가볍게도 다루지 않은 영화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Four Weddings and a Funeral, 1994)>이 떠올랐습니다. 마이크 뉴웰 감독이 연출하고 휴 그랜트와 앤디 맥도웰이 주연을 맡은 영국 로맨틱 코미디 영화인데요. 제목 그대로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러면서
사랑, 우정, 인생의 덧없음이라는 주제를 유머와 감동으로 풀어냅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결혼식이라는 이벤트를 반복하는 구조 같지만, 그 속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사랑의 타이밍, 그리고 삶의 진정한 의미가 섬세하게 담겨 있습니다. 1990년대 로맨스 영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유쾌한 결혼식 속에서 피어나는 로맨스
영화는 주인공 찰스(휴 그랜트)가 여러 결혼식에 참석하면서 시작됩니다. 그는 다소 어색하지만 매력적인 성격의 남성으로, 사랑에는 서툴지만 진심을 담은 인물입니다. 찰스의 미소.. 알죠? 휴 그랜트의 눈과 입이 함께 웃는 미소에 어느 여자가 반하지 않겠어요. 어느 날 친구의 결혼식장에서 미국인 여성 캐리(앤디 맥도웰)를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강렬한 끌림을 느낍니다. 그러나 그들의 관계는 운명적이지만 늘 ‘타이밍이 어긋나는 사랑’으로 그려집니다. 아, 안타깝다... 각 결혼식마다 찰스와 캐리는 다시 만나지만 상황은 언제나 복잡하게 흘러갑니다. 캐리는 이미 약혼을 하거나 결혼을 앞둔 상태이고, 찰스는 자신의 감정을 숨긴 채 그녀를 바라볼 뿐입니다. 영화는 이런 관계를 통해 “사랑은 준비된 순간에 오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혼란 속에서 갑자기 찾아오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이 과정에서 영국 특유의 유머와 재치가 더해져 웃음을 자아내지만, 그 웃음 뒤에는 씁쓸한 현실이 담겨 있습니다. 결혼식이라는 축제 속에서도 누군가는 사랑을 잃고, 누군가는 새로운 사랑을 시작합니다. '결혼'이 모두가 행복한 순간은 아니라는 거죠. 딱 주인공, 결혼식의 주인공 두 사람만 행복하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인생을 돌아보게 만드는 장례식의 순간
영화의 전환점이자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한 번의 장례식’ 장면입니다. 찰스의 친구 가레스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영화는 웃음에서 깊은 슬픔으로 전환됩니다. 그 장례식에서 동성 연인이었던 매튜가 낭독하는 시, W.H. 오든의 <장례식의 시(Funeral Blues)>는 관객의 마음을 깊이 울립니다. "He was my North, my South, my East and West, my working week and my Sunday rest." (그는 나의 북쪽이자 남쪽, 동쪽이자 서쪽이었고, 나의 일주일이자 일요일의 휴식이었습니다.) 이 장면은 단순히 친구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을 넘어, ‘사랑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그 본질은 모두 같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삶은 유한하지만, 사랑과 우정은 그 기억 속에서 계속 이어진다는 것을 조용히 말해줍니다. 영화를 따라가다 보면 이 장례식 장면은 가장 진솔하고 감정적인 순간입니다.
사랑의 진심을 깨닫는 마지막 결혼식
마지막 결혼식은 찰스 자신의 결혼식입니다. 아, 그가 드디어 결혼하는 구나. 그는 안정적인 삶을 위해 결혼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결혼식 당일 캐리가 나타나면서 모든 것이 바뀝니다. 찰스는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깨닫게 되고, 결국 결혼을 취소합니다. 그는 캐리에게 솔직하게 말합니다. "I think I love you. Well, not ‘I think’. I do." (당신을 사랑하는 것 같아요. 아니, ‘같다’가 아니라, 정말 사랑합니다.) 이 대사는 영화의 핵심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런 바보 같은 남자를 봤나..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엄청난 용기를 내는 순간입니다. 결국 찰스와 캐리는 비로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비 오는 거리에서 키스를 나눕니다. 서로에 대한 확신의 키스죠. 키스으~~~. 이 장면은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가 가진 낭만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동시에 인생의 여러 관계 속에서 사랑은 늘 복잡하고 헷갈리죠. 그 복잡함이 바로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거 아니겠어요.
영화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은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선사하는 명작입니다. 결혼식의 유쾌함과 장례식의 슬픔을 교차시키며 인생의 빛과 그림자를 모두 담아낸 작품.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공감과 감동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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