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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이 포 벤데타(V for Vendetta)>, 인공지능 기반의 데이터 시스템이 권력의 손에 넘어간다면?
영화 리뷰하는 앨리스 2025. 10. 13. 23:44
2005년 개봉한 영화 <브이 포 벤데타(V for Vendetta)>는 제임스 맥티그 감독이 연출하고, 워쇼스키 자매가 각본과 제작을 맡은 디스토피아 SF 영화입니다. 나탈리 포트먼과 휴고 위빙이 주연을 맡았으며, 1980년대 동명의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합니다. 영화는 전체주의 정권이 국민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미래의 영국을 배경으로 합니다. 테러와 전염병으로 사회가 붕괴된 후, ‘노스파이어’라는 독재 정부가 등장해 언론을 검열하고 시민의 자유를 억압합니다. 그 속에서 가면을 쓴 정체불명의 인물 ‘V’는 정부의 실체를 폭로하고, 억압받는 시민들에게 혁명의 불씨를 심으려 합니다. 엄청나게 용감하죠.
이비(나탈리 포트먼)는 우연히 V를 만나면서 정부의 거짓 선전에 가려졌던 진실을 알게 됩니다. 영화는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쓴 V의 상징적인 행동을 중심으로, 폭정과 저항, 기술과 권력의 관계를 강렬하게 묘사합니다. 거대한 조직을 상대로 싸운다는 건 목숨을 건 것과 같은데 말이죠. <브이 포 벤데타>는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니라, 정치 철학과 사회 기술, 그리고 감시 체제의 위험성을 다루는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현실의 기술 발전이 어떻게 인간의 자유를 위협할 수 있는지를 예언처럼 보여준다는 점에서 지금도 여전히 강한 울림을 줍니다.
감시 체제와 생물학 실험의 그늘
영화 속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기술은 감시 시스템(Surveillance System)입니다. ‘노스파이어’ 정부는 ‘검은 가면’이라는 비밀 정보기관을 통해 도시 전체를 감시합니다. 거리의 카메라, 대중교통, 통신 네트워크, 심지어 방송국까지 모두 중앙 서버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거리 곳곳에 감시카메라, 개인 자동차에도 있는 블랙박스 등을 보면 우리는 이제 감시의 눈길에 무덤덤해진 것 같지만 이 영화를 본다면 이 모든 것을 다 치워버리고 싶어지지 않을까요. 이 시스템은 빅브라더식 통제 사회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모든 시민의 행동과 대화를 기록하고, 정부에 불리한 발언을 하는 사람은 즉시 체포됩니다. 기술적으로는 인공지능 기반의 데이터 분석 시스템과 실시간 감시 네트워크의 결합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현재 실제로도 AI가 CCTV 영상을 자동으로 분석해 범죄 가능성을 예측하거나, 안면 인식 기술을 이용해 특정 인물을 추적하는 기능이 상용화되어 있습니다.
또한 영화에서는 생물학 실험이라는 과학적 요소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정부는 ‘세인트 메리 바이러스’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시민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이를 빌미로 독재 권력을 장악했습니다. 이 실험은 인간을 대상으로 한 생체 실험의 결과였으며, V는 그 실험의 생존자 중 한 명으로 설정됩니다. 이 부분은 실제 과학에서 논의되는 유전자 조작 바이러스(Gain-of-function virus)와 매우 유사한 개념입니다. 특정 바이러스의 전염력이나 치명률을 인위적으로 높이는 연구로, 생물학적 무기 개발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영화 속 V의 신체가 변형되고 초인적인 힘을 갖게 된 것도 이런 실험의 부산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이 인간을 구원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도구로 악용될 때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AI와 빅데이터 분석을 이용한 정보 통합, 문제 없을까?
<브이 포 벤데타>에서 기술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서사의 중심 동력입니다. 우선 감시 체제의 기술적 원리는 정보 통합 시스템(Integrated Surveillance Network)에 기반합니다. 영화 속 정부는 CCTV, 통신 기록, 생체 정보, 출입 데이터 등을 통합 관리합니다. 이런 기술은 실제로도 존재하며, 오늘날 각국 정부가 ‘스마트 시티’나 ‘국가 보안망’ 구축을 위해 개발 중인 기술과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AI와 빅데이터 분석을 이용하면 특정 인물의 행동 패턴이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이 기술이 ‘안전’이라는 명목으로 얼마나 쉽게 통제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는지를 경고합니다.
한편, 생체 실험 기술은 인간의 신체를 인공적으로 강화시키는 바이오 엔지니어링(Bio-Engineering)과 유전자 조작 기술에서 출발합니다. 실험을 통해 탄생한 V는 통증에 둔감하고, 체력이 비정상적으로 향상된 존재로 묘사됩니다. 그는 인간이면서 동시에 기술의 산물입니다.
이러한 설정은 오늘날 논의되는 인체 강화 기술(Human Enhancement)과도 연결됩니다. 예를 들어, CRISPR 유전자 편집, 인공 근섬유, 나노 치료 시스템 등은 인간의 생리 기능을 향상하거나 질병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지만, 동시에 윤리적 논란을 불러일으킵니다. 영화는 “완벽한 인간을 만들려는 시도”가 결국 인간을 비윤리적 실험의 대상으로 전락시킬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시민의 안전을 위한 기술이 권력 강화의 무기로
영화의 본질은 기술의 발전보다 그것을 사용하는 권력의 의도에 있습니다. <브이 포 벤데타>의 세계에서 과학은 정의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무기로 사용됩니다. 감시 기술은 시민의 안전을 보장하기보다, 체제 유지와 반정부 인물 색출을 위한 장치로 변질됩니다. V가 싸우는 대상은 단순히 독재 정부가 아니라, 인간을 비인간적으로 만드는 ‘비윤리적 기술 체계’입니다. 그가 파괴하는 것은 건물이 아니라, 시스템입니다. 영화 속 폭발 장면은 기술에 의한 억압의 붕괴를 상징하며, 가이 포크스 가면은 이후 실제 현실에서도 ‘저항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결국 이 영화는 기술이 인간의 자유를 확장할 수도, 감옥으로 만들 수도 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기술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면,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핵심이라는 사실을 일깨웁니다. <브이 포 벤데타(V for Vendetta)>는 미래 사회의 감시 기술과 생체 실험이라는 두 축을 통해, 과학이 권력과 결합할 때 일어나는 비극을 보여줍니다. 영화 속 기술들은 현실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실제 세계에서도 감시 사회와 유전자 조작 실험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 기술은 중립적일 수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것을 사용하는 인간이 중립적이지 못하기 때문이죠. 과학이 인간의 존엄보다 앞서면 어떤 사회가 만들어지는지를 경고하는 이 영화는 기술이 진보의 상징이지만, 그 속에 숨어 있는 ‘통제의 유혹’을 항상 경계해야 함을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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