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영화 리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허영 덩어리에 질투의 화신인 한 여인이 미국 역사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택

영화 리뷰하는 앨리스 2025. 11. 6. 20:11

영화 &lt;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t;의 주인공 스칼렛 오하라는 폐허가 된 농장에 돌아와 손에 흙을 쥐며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인간의 회복력을 표현한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1860년대 미국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한 여성의 사랑과 욕망, 생존 이야기를 실감나게 보여준다.

 

 

클라크 게이블의 음흉하고도 느끼한 미소가 떠오르는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하지만 그는 여주인공인 스칼렛 오하라를 끝까지 지키며 사랑한 멋진 로맨티시스트입니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 1939)>는 빅터 플레밍 감독이 연출하고, 마거릿 미첼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대서사 로맨스 영화입니다. 스칼렛 오하라 역의 비비안 리와 레트 버틀러 역의 클라크 게이블은 이 영화로 전설적인 배우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4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 동안 남북전쟁이라는 거대한 역사 속에서 펼쳐지는 사랑, 욕망, 생존의 이야기를 웅장하게 담아냈습니다. 허영덩어리에 질투의 화신인 한 여인의 삶이 미국이라는 나라의 역사 속에서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 실감 나게 보여준 영화였습니다. 그래서 영화사에서 가장 위대한 고전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역사와 사랑이 교차하는 거대한 서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1860년대 미국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시작됩니다. 조지아 주의 부유한 농장 ‘타라’에서 자란 스칼렛 오하라는 아름답고 강한 성격의 여성입니다. 그녀는 애슐리라는 남성을 짝사랑하지만, 그가 다른 여성 멜라니와 결혼하자 자존심에 상처를 입습니다. 이후 스칼렛은 현실적인 생존과 부를 위해 여러 번의 결혼을 하며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해 나갑니다. 그렇게 자존심이 셀 수 있었던 이유는 미모도 한 몫 했겠죠. 한편, 냉철하면서도 매력적인 남성 레트 버틀러가 등장하며 이야기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습니다. 레트는 스칼렛의 야망과 냉정함 속에서 진짜 매력을 발견하고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스칼렛은 끝내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합니다. 한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욕망과 생존 본능이 여과 없이 보입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다시 일어서는 스칼렛의 모습은 시대를 초월한 인간의 강인함을 상징합니다. 그녀의 대사 “Tomorrow is another day!”(내일은 또 다른 날이야!)와 오버랩되는 광활한 땅이 담긴 한 장면은 정말 명장면이죠.

사랑과 자존심의 충돌, 스칼렛과 레트의 관계

이 영화의 중심에는 스칼렛 오하라와 레트 버틀러의 관계가 있습니다. 둘은 서로에게 끌리지만 끝내 이해하지 못하는 인물들입니다. 스칼렛은 현실적이고 강인한 여성으로, 사랑보다 생존을 먼저 생각합니다. 반면, 레트는 냉소적이지만 진정한 사랑을 갈망하는 인물입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영화 내내 긴장감으로 가득합니다. 레트는 스칼렛에게 진심을 보이지만,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끝내 인정하지 못합니다. 결국 레트가 그녀를 떠나며 남기는 마지막 대사는 영화 역사상 가장 유명한 대사 중 하나입니다. "Frankly, my dear, I don't give a damn." (솔직히 말해서, 이제 당신은 내 알 바 아닙니다.) 이 대사는 사랑의 종말과 동시에 자존심의 선언이기도 합니다. 레트는 오랜 시간 사랑했던 여인에게 냉정한 이별을 고하지만, 그 속에는 깊은 슬픔이 담겨 있습니다. 반면, 스칼렛은 그제서야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이들의 관계는 인간이 가진 복잡한 감정을 상징합니다. 사랑은 늘 완벽하지 않으며, 때로는 오해와 자존심 때문에 멀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불완전함이 바로 사랑의 진짜 모습임을 영화는 보여줍니다.

영화사에 길이 남은 장면과 미학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스토리뿐만 아니라 영상미와 연출에서도 압도적인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테크니컬러 촬영이 사용되어, 전쟁의 참혹함과 남부의 아름다운 풍경을 생생하게 담아냈습니다. 특히 불타는 애틀랜타 시의 장면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으로 꼽힙니다. 대규모 세트와 수백 명의 엑스트라가 동원된 이 장면은, 전쟁의 혼란과 인간의 절망을 강렬하게 시각화했습니다. 또 다른 인상적인 장면은 스칼렛이 폐허가 된 타라 농장에 돌아와 손에 흙을 쥐며 결심하는 장면입니다. "As God is my witness, I'll never be hungry again!" (신이시여, 이 증인이 되어 주소서. 나는 다시는 굶지 않을 것입니다!) 이 장면은 그녀의 생존 본능과 결단력을 상징합니다. 사랑을 잃고, 가족을 잃고, 전쟁 속 모든 것을 잃었지만 그녀는 무너지지 않습니다. 이 대사는 이후 수많은 영화와 문학작품에서 인용되며, 인간의 강인함을 상징하는 문구로 자리 잡았습니다. 또한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스칼렛이 창문을 열고 ‘내일은 또 다른 날이야!’라고 말하는 장면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인간의 회복력을 표현하며, 지금까지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줍니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8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사랑받는 불멸의 명작입니다. 전쟁, 사랑, 자존심, 생존이라는 복합적인 주제를 하나의 서사로 엮어낸 이 작품은 시대를 넘어선 인간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늘 곁에 있어주는 레트 버틀러에게는 무관심한 채 자신이 사랑한 바보 같은 남자 애슐리만 쳐다보는 스칼렛을 보면 정말 답답하기만 했죠. 하지만 어쩌겠어요. 사랑이란 원래 그런 걸 말이죠. 그러나 후견인처럼 늘 든든하게 지켜주던 레트 버틀러가 떠난 후 그래도 다시 일어서는 스칼렛은 여전히 사랑할 수밖에 없는 여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