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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넥스트 젠>, AI와 인간 그런데 로봇이 더 인간적인 존재가 된다면?

영화 리뷰하는 앨리스 2025. 10. 18. 23:28

영화 &lt;넥스트 젠&gt;은 로봇이 인간다움을 선택하고 인간이 모든 감정적인 일을 로보트에게 시키는 도시 이야기이다.
영화 <넥스트 젠>은 인간과 인공지능 로봇의 우정을 중심으로 기술이 지배하는 사회 속에서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묻는다.

 

영화 <넥스트 젠(Next Gen)>은 2018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애니메이션 SF 영화로 캐나다와 중국이 공동 제작한 작품입니다. 케빈 R. 애덤스와 조 웨이 슈 감독이 연출했으며 중국의 인기 웹툰 <7723>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작품은 인간과 인공지능 로봇의 우정을 중심으로 기술이 지배하는 사회 속에서 ‘인간다움’이 무엇인지를 묻는 따뜻하고도 철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단순한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을 넘어, 현대 사회의 기술 의존과 감정의 결핍을 통찰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로봇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외로운 소녀가 만난 친구

영화의 주인공은 소녀 ‘메이(Mai)’입니다. 그녀는 로봇이 모든 일을 대신해 주는 도시에서 자라납니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로봇이 사람을 돌보고, 친구처럼 대화하며, 심지어 인간의 감정을 흉내 냅니다. 하지만 메이는 그런 세상이 싫습니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가 떠난 뒤 어머니는 로봇에 의존해 살고, 진짜 인간적 교류는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로봇 없는 세상’을 꿈꾸지만,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어느 날, 메이는 우연히 거대 기술 기업 ‘아이온 인더스트리(Ion Industries)’의 연구소에 들어가 미완성 실험 로봇 ‘7723’을 발견합니다. 이 로봇은 일반적인 가정용 로봇이 아니라 자가 학습 능력과 감정 인식을 탑재한 최첨단 인공지능 병기였습니다. 하지만 전투용으로 만들어진 7723은 기억 용량이 제한되어 있어, 인간의 감정을 배워나가면서 동시에 기억을 하나씩 삭제해야 하는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이 설정은 인간의 ‘감정과 기억’의 소중함을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이후 메이와 7723은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함께 도시의 위협에 맞서 싸우게 됩니다. 거대한 기술 기업이 로봇을 통해 세상을 통제하려는 음모를 밝히는 과정 속에서, 두 존재는 단순한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넘어 진정한 친구가 됩니다. 영화는 감정이 없는 사회에서 ‘감정을 배운 기계’가 오히려 인간보다 더 따뜻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영화 속 과학기술과 인공지능의 작동 원리

넥스트 젠의 핵심은 인공지능 로봇 ‘7723’입니다. 그는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상황을 학습하며, 감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존재로 등장합니다. 이는 실제로 개발 중인 인공지능 기술인 ‘강인공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개념과 매우 유사합니다. AGI는 단순히 주어진 명령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감정을 흉내 내며, 상황에 따라 자율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AI 형태를 말합니다.

7723의 구조는 ‘자기 학습(Self-learning)’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합니다. 그는 메이와의 대화를 통해 인간의 언어를 학습하고, 표정을 통해 감정을 인식합니다. 현실에서도 이와 비슷한 기술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구글의 ‘라밍고 프로젝트(LaMDA)’와 오픈 AI의 ‘GPT’ 시리즈는 인간과 대화하면서 감정적 반응을 모사하고 문맥을 이해하며 대화의 맥락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이러한 기술이 완전히 구현된 세계를 상상하여 인간과 기계가 대등하게 소통할 수 있는 미래를 그려냅니다.

또한 영화에 등장하는 ‘기억 용량 제한’ 기능은 AI의 데이터 저장 한계뿐 아니라, 인간의 뇌와 기억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인간 역시 기억의 모든 것을 유지하지 못하고, 망각을 통해 감정을 조절합니다. 7723이 자신의 소중한 기억을 지우며 메이를 지키는 장면은 인공지능이 인간처럼 ‘감정적 선택’을 하는 순간으로서 영화의 가장 감동적인 클라이맥스를 이룹니다.

현실 속 기술과의 연결: 로봇 공학과 감정 인식 AI

현실에서도 감정 인식 인공지능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의 ‘페퍼(Pepper)’ 로봇은 사람의 표정과 목소리 톤을 분석해 감정 상태를 파악하고, 그에 맞게 대화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 MIT 미디어랩에서는 ‘감정 계산(Affective Computing)’ 연구를 통해, AI가 인간의 감정을 읽고 공감하도록 만드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들은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더 인간적으로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넥스트 젠은 이런 기술 발전에 대한 경고도 함께 전합니다. 영화 속 아이온 인더스트리의 CEO는 로봇을 이용해 인간의 사생활을 감시하고, 사람들의 의사결정을 조종하려 합니다. 이는 오늘날 빅데이터, 인공지능 추천 알고리즘, 스마트홈 기기 등에서 나타나는 ‘기술 통제의 위험’을 비유적으로 표현합니다. 우리는 편리함을 얻는 대신 점점 더 많은 개인정보와 선택권을 기계에 맡기고 있습니다. 영화는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자유를 빼앗을 수 있다는 점을 날카롭게 짚습니다.

인간의 감정과 기술의 윤리적 경계

7723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존재로 묘사됩니다. 그는 감정적으로 혼란스러워하고, 죄책감을 느끼며, 자신이 선택한 일에 책임을 집니다. 반면 인간들은 감정에 무감각해지고, 기술에 의존하며, 서로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합니다. 이 대조는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의 핵심입니다. 기술은 인간을 돕는 도구이지만, 감정과 윤리를 잃은 사회에서는 인간보다 기계가 더 따뜻해질 수도 있다는 역설을 보여줍니다. 또한 영화는 AI의 ‘기억 삭제’라는 설정을 통해 윤리적 딜레마를 제시합니다. 인간의 감정을 배운 AI가 스스로의 존재를 포기하면서 인간을 지킨다는 점에서, AI에게도 ‘영혼’과 같은 개념이 존재할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이는 단순한 기계의 희생이 아니라, 감정을 이해한 존재의 선택이기 때문에 더 큰 의미를 갖습니다. 영화는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의 ‘사랑, 용서, 희생’ 같은 감정이야말로 세상을 움직이는 진짜 힘임을 보여줍니다.

영화 <넥스트 젠>은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본질을 어떻게 바꿔 놓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인간다움의 가치를 따뜻하게 일깨워주는 감동적인 작품입니다.